Reading Log/SF & Fantasy2017. 1. 8. 14:58

대망(?)의 마지막 번역본.


부졸드는 진정 플롯의 여왕이다. 무의미하게 넘어가는 장면 없이 나중에 모두 알뜰히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전개를 꼼꼼히 구성한 후 써내려가는 유형의 작가인 듯 하다. 9권에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마크의 노력에 이어 10권에서는 마일즈의 분투가 이어진다. 시작부터 결말까지 나무랄 구석이 없다.


과도기인 바라야 사회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높으신 분들의 의도된 물밑 작업을 통해 보르의 권위는 예전 같지 않고, 불과 10년 전만 해도 돌연변이라며 경원시되었던 마일즈도 점원의 격의 없는 농담을 들을 정도. '슬픔의 산맥'에서 배경이 된 산골 마을도 촌민의 노력에 의해 드디어 자가 발전 시설이 들어서고 학교가 성황을 이룬다. 오랜 봉쇄 기간으로 인해 은하계에서 일종의 야만인 취급을 받는 바라야지만 느린 속도로 간극이 메워지리라.


본격 로맨스 소설인 1권에 이어 10권도 온통 분홍색으로 가득해서 흐뭇했다. 다만 연애사가 영 잘 안 풀리는 마일즈는...


이번 권도 몇 가지 용어 사용이 아쉽다. 특히 일리얀을 '부장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좀 적절하지 않다. 'Cetagandan haut-lady'를 '세타간다의 고급 접객 여성'이라고 표현한 것도 의외. 이건 거의 오역 수준이라고 봐야... '마일즈의 유혹'과 '메모리'의 번역자가 다른 것으로 아는데 아마 전작을 읽지 않고 번역한 게 아닌가 싶다.


다음 번역본이 언제 나올지 모르니 다시 영문판으로 읽어야 할 텐데 족히 한 달은 걸릴 듯.


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