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Romance2018. 5. 7. 06:28

아픈 상처를 지닌 여주인공인 서은채는 고졸이고 요리 자격증도 없지만 용기를 내서 유명 카페의 브런치 메뉴를 담당하는 셰프로 지원을 한다. 카페 주인 세현은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들었다며 그런 은채를 바로 채용한다.


첫 출근을 한 은채는 다른 직원인 이동하와 마주치고 이동하가 은채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암시된다. 당근을 싫어한다는 세현에 말에 알 수 없는 기억이 은채의 머리를 스치지만 역시 제대로 기억을 할 수 없다. 실은 셋 다 원래 아는 사이였다는 암시가 계속 나오는데, 세현이 카페를 연 것 자체가 같은 사고에 휘말렸던 은채를 돕기 위해서라고 한다.


열 살이나 많은 남주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직원의 머리에 손을 올려 토닥거리거나 이러는 장면이 내 정서에 맞지 않는다. 그리고 중간에 완전 별로인 대사가 있었다. SNS에 자기 사진이 하나도 없으면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많이 힘든 사람이라는 남주의 대사가 완전 얼탱... 테이블이 10개인 카페를 딸랑 3명(사장, 바리스타, 셰프)이서 운영한다는 설정도 좀 무리수.


서술 자체가 내 취향에는 맞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데, 더 읽기는 힘들 것 같다. 나는 아직 세월호를 모티브로 한 로맨스 소설을 읽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아래 문구 때문에 책장을 덮었다. 왜 하필 세월호를...


어두운 얼굴로 세현을 맞이한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팔을 힘없이 토닥거렸다. 세현은 그런 어머니를 부축하며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들의 앞에 걸음을 멈추게 한 철조망이 있었다. 세현은 묵직해지는 가슴의 뻐근함을 느끼며 고개를 서서히 들었다. 그런 그의 앞에 커다란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


철조망 너머엔 사람의 키보다도 한참 큰, 너비가 얼마나 될까, 막연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배 한 척이 놓여 있었다. 그것도 부서진 배가.


팽목항을 연상시키는 이 장면을 타이핑하기 위해 다시 리더기를 열다가 숨도 쉬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옥죄어 드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이제 4년이고 안산의 합동 분향소가 닫힌 지 불과 20일이 지났다. 이런 세월호를 통속 소설의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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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