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Romance2017. 9. 23. 14:22

로맨스 소설에 BL 요소를 끼얹는 작가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 동양 시대물 스타일의 로맨스 소설이라 설마 BL 요소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지뢰를 밟은 기분이다.


이 책의 남조가 어린 시절부터 동성에게 성적으로 착취를 당했다고 나오는데, 중간중간 그와 관련된 암시, 구강 성교 강요 장면, 성행위 암시 장면이 나온다. 그러다가 갑자기 여주에게 꽂혀서 질투로 흑화하는 장면까지 나와 너무 불쌍하고 소모적인 캐릭터다 싶었다. 이 조연의 상대역을 맡은 악역의 독백도 완전히 BL의 그것이다.


"그의 몸이 긴장하는 것이 느껴진다. 어린 시절에는 달랐다. 그때의 제월은 어린 천사와 같았다.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눈으로 그를 보던 때가 있었다. 그걸 더럽히고 깨트려 버린 건 그였다. 너나 나나 연정의 보답을 받기는 틀린 것을."


수위 높기로 유명한 나인 출간작이지만 나름 스토리라인이 있다. 하지만 이런 BL 요소 때문에 집중이 안 되고 강압적인 성관계 묘사가 너무 많아서 정말이지 취향에 맞지 않는다. 초중반까지는 전개가 괜찮았지만 결말이 너무 급하게 마무리되고 자식 캐릭터가 나오는 에필로그도 완전 별로. 그리고 느낌표 사용이 너무 잦아 읽는 내내 누가 내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기분이었다.


쉬는 날 머리를 식히기 위해 읽다가 기분만 잡치고 말았다.


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