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Amazon.com)
크리스마스 선물로 빨간색 드롱기 Kmix 에스프레소 머신을 받았다. 가격은 약 300달러 선이고 15기압에 스팀봉이 플라스틱이 아닌 스테인레스 스틸이라 평이 꽤 괜찮은 상품이었다. 저가형 스팀봉은 플라스틱이라 자주 깨져서 불평이 많다고 한다.
모카포트는 커피콩을 간 다음에 가볍게 탬핑해서 끓이기만 하면 됐는데, 에스프레소 머신은 커피를 뽑기 전에 반드시 예열 후 필터 컵을 장착한 상태에서 물을 뽑고 다시 커피를 뽑아야 해서 그게 좀 번거롭긴 했다. (비싼 머신도 이런 과정이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
커피 맛은 표현이 좀 애매하지만 뭔가 속이 빈 듯한 맛이 날 때도 있었지만 이 동네에 괜찮은 카페가 없고 심지어 평준화된 스타벅스 커피조차 맛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꽤 괜찮은 맛이었다. 크레마에 집착하는 편은 아니지만 크레마층도 두껍고 예쁘게 깔리고. 다만 저가형 가정용 머신의 한계로 스팀으로 예쁘게 우유 거품을 만들기가 좀 힘들었다.
그런데 지난 주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스팀봉에서 스팀 대신 물이 뿜어져 나와서 우유 맛이 밍숭맹숭해지고 거품이 게거품처럼 안 예쁘게 뽑혔다. 그러다가 이틀 전부터는 물이 데워지지 않았다. 아무리 좋게 봐도 50도 정도라 도저히 커피를 뽑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궁여지책으로 스팀 기능으로 물을 가열해서 조금 뽑아낸 다음에 그 온도로 커피를 뽑는 방법도 써봤는데 번거로워서 사람이 할 짓이 못 된다 싶었다.
이틀 동안 여기저기 뜯어보며 살펴봤더니 예열등(사진의 드롱기 로고 우측 하단)에도 문제가 있었다. 전원을 연결하고 전원 단추를 누르면 예열등이 준비 상태임을 알리면서 깜빡이다가 예열이 완료되면 계속 켜진 상태로 있어야 하는데 전혀 깜빡이지 않았다.
이쯤에서 그냥 포기하고 Kmix를 구매했던 아마존에 교환 신청을 했다. 드롱기 고객센터에 연락할까 생각해봤지만 구입한지 30일이 지나지 않아서 아마존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쪽으로 연락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신청하자마자 바로 새 물건을 발송했고 이틀 후에 도착한다고 한다.
날짜 계산을 해봤더니 딱 20일 동안 사용했고 정상적으로 사용한 날짜는 15일 정도이다. 하루에 1~2잔씩 마셨으니까 넉넉잡아 계산해도 총 40잔의 커피를 뽑은 셈이다. 믿을 수 없는 내구에 깜짝 놀라 점수를 낮게 준 평가를 몇 개 찾아보았는데 대부분 잦은 고장에 대한 불평이었다. 하수구에 돈을 버린 기분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새로 받는 제품도 금방 망가진다면 아무래도 그냥 포기하고 모카포트로 돌아가야겠다.
디자인이 감각적이고 커피 맛도 나쁘지 않지만 별로 사라고 추천하고 싶은 제품은 아니다.
(2013.3.3 업데이트) 지난 주부터 스팀봉으로 우유 거품을 낼 수 없다. 스팀봉에서 미리 물을 빼고 거품을 내보기도 했는데 데워지기만 할 뿐 거품이 나지 않는다. 날짜를 계산해보니 교환품을 받은지 5주 정도 사용을 했는데 역시 내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제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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