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Romance2018. 7. 9. 12:37

단시간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단편이다. 생각해 보니 시야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긴 했는데 왜인지는 몰라도 완독한 건 없다. 그래도 이건 단편이라 끝까지 읽음.


스토리라인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여주는 반란을 일으켜 황제가 된 인물이고 5년 동안 전장을 휩쓸며 영토를 2배나 늘린다. 그 마지막 과정에서 남쪽의 한 작은 왕국을 공격하는데 이 왕국에서 항복의 선물로 남주를 바친다. 무려 팔다리의 힘줄을 자른 상태로...


원래 뛰어난 군인이었던 남주는 약을 먹은 상태에서 19금 능욕을 당하고 전쟁이 끝난 후 여주와 함께 제국으로 향한다. 여기서 여주는 남주에게 선택을 하라고 한다. 자신의 후궁이 될 것이냐, 아니면 신하가 되어 함께 제국을 일궈 나갈 것이냐. 하루는 후궁 체험을 하고 하루는 관료 체험을 한 남주는 결국 제 3의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이 매우 황당하게 느껴졌다.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남주의 내적인 갈등과 결정 과정이 나오긴 하지만, 결코 멍청한 캐릭터가 아니라 지성적이라고 강조된 남주의 생각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그런 결정이었다.


남주를 능욕하는 장면이나 약간의 더티토크나 이런 것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다른 캐릭터와 관계를 가지는 장면도 꽤 길게 나오고 다른 측근들도 관계만 없다 뿐이지 여주에게 엄청 집착하기 때문에 역하렘물 느낌이 매우 강하다. 약간 하하버스 세계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녀 관계가 역전되어 있다는 부분에서 신선함을 줄 수 있겠지만 그냥 성별만 바뀐 느낌이라 새롭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남주의 힘줄을 자를 필요가 있었나, 너무 과한 설정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나서 잘 읽었다는 뿌듯함보다는 찝찝함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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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
Reading Log/Romance2018. 6. 25. 08:01

천 원대 로설을 살 때마다 이번엔 또 어떤 지뢰가 있을까 싶어서 엄청 긴장되는데 이 책은 이 책은 기대보다 훨씬 괜찮아서 만족하면서 읽었다.


주인공인 39세의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자란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오랫동안 사귄 평범한 남친 'K'와 결혼을 해 두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 평범한 일상을 꾸려 나간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남편과의 사소한 다툼 끝에 이혼이이라는 단어가 언급되고 평범했던 일상이 뿌리부터 흔들린다.


사실 이 책은 로설이라기보다는 이혼 고민을 하는 30대 후반 여성이 거치는 이틀 동안의 심리 변화를 다룬 1인칭 소설에 가깝다. 감정 표현에 인색하고 묵묵함을 미덕으로 삼는 집안에서 자란 주인공과 나이 들어서도 일상적인 애정 표현을 하는 잉꼬 부부 밑에서 자란 남편은 애초부터 서로에 대한 기대 수준이 달랐다. 내가 널 사랑하니까 철옹성 같이 견고한 가정을 꾸리고 애 잘 키우면서 아침 6시마다 일어다 밥을 차려주는 게 아니냐는 항변에 자신은 사랑을 갈구한다며 자기를 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는 남편의 모습이 킬링포인트. 약간의 오해와 갈등을 거쳐 봉합되는 묘사가 좋았다. '첫 결혼은 누구나 실패한다'는 제목이 꽤 도발적인데, 본편의 마지막 장에서 그 이유가 나온다.


최근에 읽은 단편마다 19금이 난무하거나 막장 MSG 때문에 뒷맛이 안 좋았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하나도 없어서 좋았다. 오래 사귄 연인이 있거나 결혼 연차가 좀 된 사람이라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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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
Reading Log/Romance2018. 6. 24. 11:36

읽으면서 너무 답답한 마음이 든 로설이었다. 내 리더기 설정 기준으로 137페이지인데 읽다가 한 세 번 정도 중단. 가장 큰 원인은 여주의 성격이었고 내가 견딜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서는 유약한 여주였다.


일단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음.


* 지은: 너무나 겁이 많은 여주 ㅜㅜ

* 건우: 알고 보면 금수저인 남자

* 시연: 건우의 구약혼녀

* 지후: 시연을 짝사랑하는 순정남

* XX(스포 방지): 지은을 스토킹하는 사람


지은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에게서 스토킹을 당하는데 대처 방법이란 것이 후추 스프레이를 가지고 다니는 것 정도였어. 경찰서도 한 번 갔다왔지만 기가 죽어서 그만 포기하고 만다. 이 대목에서 혈압이 올라서 리더기를 한 번 집어던짐. ㅜㅜ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건우에게 스프레이를 뿌리는 실수를 저지른 끝에 둘이 얽히게 되는데 시종일관 지은의 포지션은 보호받는 사람, 건우의 포지션은 보호하는 사람 이런 구도라서 좀 아쉬웠다. 아무리 소심한 여주인공 설정이라고 해도 좀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은과 건우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완전히 돌아버린 스토커가 지은에게 달려들 때도 결국 구원자는 건우였다.


건우의 구약혼녀 문제로 소동이 벌어질 때도 한 문단 만에 오해가 풀어져서 좀 허망했는데, 그 후에 갑자기 19금 베드신으로 돌입해서 갑자기 책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초중반은 단정한 필치로 진행되는데 무뜬금으로 베드신이 나오니까 좀 의아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외전에 안물안궁인 서브 커플의 베드신까지 나와서 의아함이 가중되었다.


처음엔 좀 단정한(?) 느낌의 로설이었는데 갑자기 옷을 훌훌 벗어젖힐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암튼 외전만 아니었다면 더 괜찮았을 텐데 정말 의문만 남는 외전이었다.


그리고 혹시 스토커에게 시달림을 받는다면,

1. 증거를 차근차근 수집하고

2. 잘 정리된 증거를 들고 경찰서를 방문헌 후

3. 경찰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청문감사실에 민원을 제기


이 책의 주인공은 실시간으로 찍은 자신의 사진을 문자로 받는 등 스토킹 증거도 확실했는데 대응이 좀 아쉬웠다. 나중엔 결국 유치장에 집어넣긴 하지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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