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에 출간된 별의 계승자는 일명 거인 시리즈에 속하는 SF 소설이다. 거인 시리즈는 2005년까지 총 5편이 출간되었으며 애초에는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 참고로 작가인 제임스 P. 호건은 지난 2010년에 작고했다. 최근에 2권까지 한글로 번역되는데 제발 3권까지는 무사히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달의 뒷면에서 발견된 시신을 둘러싸고 과학자들이 추리를 벌이는 내용으로, 번역가는 '학회 SF'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과학자들의 설전이 꽤 재미있다. 연대를 추정한 결과 무려 5만 년 전의 시신으로, 그 후 목성의 위성에서도 정체불명의 시신이 발견돼 이야기가 급전개된다. 지구 중력 포획설을 지지하는 달의 유래, 미지의 외계인,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등 흥미로운 설정이 가미되어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구성도 뛰어나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내 취향에 딱 맞았다. 약 2억 4천만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동안 달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소설 내에서는 몇 개월 정도 걸린다고 해서 과알못이므로 작가를 신뢰하기로 했다.
약 4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크게 이질감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는 장면, 회의 중에 줄담배를 피우는 장면 및 그나마 비중 있는 여성 캐릭터는 비서인 린 갈런드뿐이라는 점에서 시대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린의 경우 명석한 여성이지만 '갈색의 매끄러운 다리와 얇은 치마 아래로 당당하게 솟은 둔부'로 다른 과학자들의 눈요깃거리가 되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 책의 배경은 2028년이니 그리 머지않은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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