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동물의 시대가 가고 회귀물의 시대가 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유행이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도입부가 영 아니라서 읽을까 말까 고민했다. 구항덕으로서 콩코드가 등장한 순간 동공 지진이... 그 후로는 진행이 괜찮길래 계속 읽었는데 문장 기복이 너무 심하다. 여러 작가의 공동 작품인가 싶어서 작가 정보를 다시 확인했을 정도였다. 읽기 괴로워서 멈출까 싶다가도 전개가 괜찮아져서 읽다 보면 다시 지뢰밭이 나오고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 책 덕분에 항마력이 늘었다.
특히 초반은 '버림 받은 황비'나 '군주의 여인'과 설정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유행하는 소재와 클리셰로 범벅한 소설이지만 전개는 영리했다. 길고 지루해서 문제지.
문장의 전반적인 느낌이 로맨스 작가 출신이 아닌 듯? 애정 표현이나 감정선 등의 묘사가 좀 범상치 않다. 로맨스 소설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보면서 설레기는 커녕 지랄한다 소리가 나올 정도니... 모솔 내지는 남자가 쓴 글인가? 어떤 의미에선 본업이 다른 장르인데 회귀물 로판이 흥한다니 잠시 외도한 그런 느낌도 준다. 과도한 나이팅게일 모티브와 너무 강한 먼치킨도 작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
유럽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명 및 배경 설정이 상당히 게으르고 성의 없다. 예를 들어 영어를 사용하는 브리티아 제국의 수도는 '런던(London)'에서 따온 '론도(Londo)'인데 제국 황제의 성은 로마노프... 이건 뭐하자는 걸까? '미하일(Mikhail)'의 애칭이 '미샤(Misha)'가 아닌 '밀(Mil)'이라는 대목에서도 실소가 나왔다. 사실 충분한 조사 없이 한국식으로 애칭을 정하는 조아라발 소설이 한두 개가 아니긴 하지만...
시간이 죽일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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