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Comics2017. 3. 14. 04:53

첫 장면에서 강렬하게 등장한 미숀은 일행에게 분란의 씨앗을 심는다. 그나저나 프랑스계 이름인 듯한 데 루이지애나 출신인가? 아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미숀: 입덧 때문에 많이 힘들지 않아요? 아침을 이렇게 일찍 먹으면요.

로리: 잠잠하기만 바랄 뿐이에요. 잠을 못 자서 점점 일찍 일어나거든요. 보통은 한참 전에 일어나 입을 헹구고 아침 먹을 채비를 해요.

미숀: 다행이네요.

로리: 애가 있나봐요? 그러니까, 있었어요? 아... 미안해요.

미숀: 괜찮아요. 정말로. 애가 둘 있었어요. 딸 둘. 애인도 있었고. 아버지, 어머니, 형제 한 명, 자매 둘, 전남편, 직업, 집, 대출금...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었죠. 지금은 남은 게 별로 없지만요. 세상이 바뀌었으니까, 그 부분은... 따로 얘기 안 해도 되죠?

로리: 그럼요, 난... 그냥, 수다 떨 때 하는 질문들 있잖아요, 지금은 소용없는 질문들. 아이가 있나요? 부모님 댁은 어디예요? 남편 직업은요? 형제자매 수는? 운동, 날씨, 일... 이런저런 것들. 이젠 소용없는 것들이죠. 하지만 습관이란 건 무섭잖아요, 안 그래요?


긴 갈등 끝에 리더십 문제가 일단락되고 릭은 자신들이야말로 산 송장이라며 조소한다. 4권은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가장 절망적이고 암울한 내용이지만 앞날도 그리 밝지 않다.


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