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SF & Fantasy2017. 1. 7. 05:30

자기 전에 1시간만 읽으려다가 클라이맥스 부분에 도달한 바람에 새벽 6시까지 내리 읽어버렸다.


9권은 한 마디로 미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초반에는 잘 읽히지 않아 몇 번 중단하며 다른 책으로 외도하곤 했는데 마일즈의 사고 이후로 정신 없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며칠 동안 취침 시간을 뒤로 미뤄야 했다.


8권은 마크를 소개하는 느낌이라면 9권은 본격적으로 그의 내면을 탐색한다. 처음에는 마크가 맘에 들지 않았던 독자라도 책을 덮을 때는 홀딱 빠질 것을 보장. '복제 인간'과 '자아 발견'이라는 두 가지 큰 주제와 맞물려 섬세하게 구성된 이번 이야기는 능청스럽게 다양한 복선을 숨겨 놓은 후 모든 갈등을 폭발적으로 해결했다.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수한 약점을 가진 인간이 스스로를 극복하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9권에서 마크의 보속이 완료되었으니 이제 그도 자유로울 수 있으리라.


명언 제조기인 코델리아는 이번에도 무수히 많은 명언을 남겼다. 또한 이반이 결국 바보가 아니라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 좋은데 '보르인'이라는 표현이 자꾸 등장해 거슬린다. 보르는 계급 명칭인데 거기에 人을 붙이다니... 번역자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


Posted by Finrod
Reading Log/Romance2017. 1. 5. 04:24

이 책을 읽은 후 여러가지로 복잡한 심정이 들었다.


문체는 첫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부분이 없이 무난하다. 조아라 출신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빼어날 정도. 전개도 다소 늘어지는 감이 있지만 적당한 지점에서 속도감을 올린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극도의 수동성과 과다한 외전이다.


이 정도로 수동적인 주인공을 내세울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구태적인 로맨스 주인공의 행동 양식을 답습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입으로는 명석하며 진취적이지만 실제 행동은 항상 그 자리에 머무르고 편리한 시점에서 기절하거나 아프거나 공격을 받아 쓰러지는 전개는 이젠 좀 식상하지 않은가.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은 대체 언제 이러한 수동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궁에는 개꽃이 산다'의 개리가 출간된 후 근 10년이 되도록 아직도 회자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는 이유와 '황제와 여기사'가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만하다. 상황에 휘말리지 않고 억압하는 소설 내 장치를 깨부수고 스스로 쟁취하는 여주인공을 좀 더 많이 보고 싶다. 전개 역시 불만이 많은데, 남자 주인공에 대한 증오가 연민과 이해로 바뀌는 과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여기에서 다시 사랑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너무 급작스러워 붕 뜬 느낌이다.


또한 본편에서 이른바 떡밥을 회수하지 못하고 외전에서 겨우 갈무리하는 것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중구난방의 단편을 모은 외전을 굳이 별도의 책으로 묶어서 낼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팬 서비스라기보다는 떡밥 회수의 차원인 듯 하다.


재독 의사를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고 싶다. 이 작가의 차기작이 나온다면 읽어볼 생각은 있다.




덧: 공식 제목의 띄어쓰기가 '버림 받은 황비'인 이유를 모르겠다. '버림받은 황비'가 맞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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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
Reading Log/Romance2016. 12. 31. 06:21

작가의 필력이 아쉬운 책. 더 잘 엮었으면 괜찮은 책이 되었을 법도 한데 기량이 딸리는 듯 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입이 전혀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특유의 매너리즘이 느껴지는 표현법도 기운을 빠지게 한다. 초반까지는 괜찮은 전개였지만 갈수록 아쉬움이 느껴져 간신히 완독했다. 그래도 후속작이 나온다면 한 번 읽어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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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