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Comics2017. 3. 20. 14:51

6권 초반에 마티네즈가 고뇌하는 장면의 묘사가 마음에 든다. 결국 그는 다른 그룹에 속한 사람이니 마지막에 내린 결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미숀의 복수는 고문 장면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통쾌하다기보다는 참혹해 견디기 어려웠다. 미숀 자신도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한편 교도소에 남은 일행도 사정이 좋지 않은데, 상황을 정리한 후 칼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한편 릭은 냉혹하게 변한 스스로를 깨닫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난 깨달았어. 내가 얼마나 냉혈한인지를. 당신을 지킬 수만 있다면, 난 여기 있는 사람들을 죄다 죽여버릴 수도 있어. 그래, 모두 아는 사람들이지... 아끼는 사람들이고. 하지만 그 정도 희생쯤은 얼마든지 치를 수 있어. 이따금씩, 정신을 차려보면... 난 사람들의 순위를 매기고 있어. 가장 좋아하는 사람... 가장 필요한 사람... 일이 터졌을 때 선택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야. 사람 죽는 꼴은 이제껏 수도 없이 봤어. 이 사람들한테 애착 따위, 하나도 안 남았어. 그러니까... 이유만 있으면 누구든, 언제든 죽일 수 있어. 어때, 이러면 악한 인간인가? 그래?"


익숙하던 모든 것이 사라진 미친 세상에서 곧은 마음을 지키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