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인 '꿈을 엮는 이의 딜레마(Dreamweaver's Dilemma)'와 중편인 '자유낙하(Falling Free)'는 연대순으로는 보르코시건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에 해당한다. '자유 낙하'는 '명예의 조각들'보다 시기적으로 200년 정도 앞서며 시리즈의 주요 등장 인물과는 관련이 없다. 14권인 '외교 면책 특권(Diplomatic Immunity)'을 읽기 전에 미리 읽어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받고 읽기 시작했다.


레오 그라프(Leo Graf)라는 지구 출신의 기술 교관이 로데오 행성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무중력 상태의 자유낙하 용접 및 공사 품질 관리 전문이라고 한다. 광산 담당자인 반 아타(Van Atta)를 만나는 장면에서 뭔가 찝찝함이 느껴진다. 교육을 위해 로데오 궤도 상의 거주지로 이동한 레오는 자신이 교육할 기술자들이 유전자 조작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까지 읽고 '꿈을 엮는 이의 딜레마'를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중단했다.


근 2년 만에 게으름을 타파하고 킨들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한글 사전을 설치했는데 굉장히 편하다. 진작 설치할 것을... 영영 사전과 씨름할 필요가 없어 책 읽는 속도가 부쩍 빨라졌다. 펌웨어에 추가된 새로운 폰트인 Bookerly도 마음에 든다. 기존의 Caecilia보다 가독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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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진작 다 읽었는데 게으름 피우다가 기록을 안 남겼다. 역시 일기는 매일매일 써야...


마지막 ¼은 대부분의 장면이 마일즈의 결혼식에 할애된다. '시빌 캠페인'의 조역들의 뒷이야기도 여기에서 어느 정도 정리된다. 약간의 팬 서비스 차원일 수도. 예카테린이 암살 도구로 사용된 진주 목걸이를 기념품이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착용하는 모습을 보고 마일즈가 임자를 만났구나 싶어 감탄했다. 진정한 보르란 바로 예카테린을 일컫는 말.


원래 신부 들러리는 마르티야로 내정되어 있었지만 예카테린의 부탁으로 타우라가 들러리를 선다. 결혼식 절차는 그레고르의 결혼식과 유사했는데 어느 나라에서 기원한 풍습인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흥미롭다. 아랄이 이반에게 결혼식을 망치면 가죽을 벗기겠다고 협박했지만 결국 이반이 유혹을 못 이기고 작은 장난을 하나 치고 시치미를 뗀다. 그 외에는 아무 문제 없이 결혼식이 마무리된다.


로익과 타우라가 대화를 나누는 마지막 장면에서 조금 눈물이 났다. 우리 타우라 좀 제발... 행복하게 해주세요... ㅠㅠ


"I see that." She rubbed her neck with her free hand; an orchid petal parted from her hair and caught upon her velvet-clad shoulder. "Part of me wishes the medic would get it settled. Part of me says, the hell with it. Every day is a gift. Me, I rip open the package and wolf it down to the spot."


13권인 '겨울 축제의 선물'은 시리즈의 큰 줄거리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팬이라면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가벼운 터치가 가미되었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묵직한 여운을 준다.


Posted by Finrod

긴장감 없이 읽다가 예상치 못한 전개에 입을 틀어막았다. 알 수 없는 예카테린의 두통, 근처 병원 위치를 묻는 타우라, 뜬금 없이 결혼 선물을 두 번이나 보낸 퀸, 잭슨즈홀과 관련된 범죄 행위로 검거된 보르바타유경... 이 모든 것이 연결된 복선이었다!


타우라와 함께 암살 음모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로익의 감정이 연민에서 공감, 공감에서 애정으로, 애정에서 열망으로 서서히 변해 간다. 둘 다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일종의 아웃사이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니 이러한 로익의 감정 변화가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그토록 바라던 마일즈와 가병 핌의 인정은 물론 제국 보안사 수장의 감사 인사를 받고 당황하며 수줍어 하는 모습이 좀 귀여웠다.


결혼식 장면을 앞두고 졸려서 읽기를 중단했는데 오늘 밤에 다 끝낼 수 있을 듯.


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