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왜 자꾸 불길한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우리 타우라 좀 행복하게 해주세요. ㅠㅠ


의상실에서 대변신을 한 타우라는 일행과 함께 찻집에 가는데 어린 소녀에게 미소를 지었다가 비명소리를 듣고야 만다. 충격을 받은 타우라의 모습을 본 로익은 아마도 연민일 모종의 감정을 가지게 되고, 같이 운동을 하고 사사로운 수다를 떠는 등 나름 사이가 돈독해진다. 타우라와의 대화 중에 로익이 가병 중 유일하게 군인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보르코시건 영지의 중심지인 하사다에서 우리나라로 치면 순경과 같은 직업에 종사했는데 우연히 무장한 테러범을 맨손으로 진압해서 가병으로 추천되었다고 한다. 군인 출신이 아니라는 자격지심과 일련의 사건으로 의기소침해진 로익은 자신을 희화화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지만 유전자 조작의 산물인 버터벌레에 대한 농담을 하다가 역시 유전자 조작의 산물인 타우라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


"Words can cut worse than knives. The wounds take longer to heal, too."


She didn't look at Roic. Roic didn't look back.


"Isn't that the truth," said m'lord, who wasn't looking at either of them.


한편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예카테린이 완전히 패닉에 빠진다.


잭슨스홀의 밀수 범죄에 관계했다가 검거된 보르바타유(Vorbataille)경이 잠시 언급되는데 후속작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 일단 메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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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인 '겨울 축제의 선물'은 보르코시건 가문의 가병인 로익(Roic)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로익은 12권 후반부에서 에스코바인들이 엔리케 박사를 연행하려고 할 때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비번이라 옷을 벗고 잠을 자던 중에 급하게 호출을 받고 반벌거숭이 차림으로 나온 바람에 나중에 가병 고참인 핌으로부터 일종의 고문관 취급을 당한다. 작품 중에 묘사된 외모는 근육질의 키 크고 잘생긴 남자다.


마일즈의 결혼을 앞두고 보타리 제섹 부부와 아기, 메이휴, 타우라 등 옛 친구들이 바라야에 도착한다. 타우라의 반응으로 보아 마일즈의 결혼을 탐착치 않게 생각하는 듯.


M'lord brightened. "Anyway, I want Sergeant Taura to have a great time on her visit to Barrayar, a fabulous Winterfair season. (중략) I want her to feel like Cinderella magicked off to the ball. She's earned it, God knows. Midnight tolls too damned soon."


Roic tried to wrap his mind around the concept of Lord Vorkosigan as the enormous woman's fairy godfather. "So ... who's t' handsome prince?"


M'lord's smile went crooked; something almost like pain sounded in his indrawn breath. "Ah. Yes. That would be the central problem, now. Wouldn't it."


왕자 역할은 로익이 하게 되지 않을까? 다음 날 로익은 마일즈의 부탁에 따라 타우라와 동행하여 앨리스 부인이 기다리고 있는 의상실로 향한다.


예카테린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는데 임박한 결혼과 학교 시험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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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21일 만에 시빌 캠페인 완독.


엔리케 박사의 위기는 마일즈의 도움으로 해결되고 에필로그의 황실 결혼식 장면에서 모든 이야기가 완벽한 수준으로 마무리된다. '메모리'에서 위기를 겪고 네이스미스 제독을 떠나 보낸 마일즈가 '코마르'와 '시빌 캠페인'을 거쳐 청년기에 완전히 작별을 고하고 백작 후계자이자 감찰관 겸 정치인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10권인 '메모리'까지만 한글로 번역되었다는 게 너무 아쉽다. 씨앗을 뿌리는 사람 출판사에서 판권을 전부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판매량이 영 별로였던 것일까... 재미 면에서 보면 12권인 '시빌 캠페인'이 전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재미있다. 재미를 따지지 않더라도 짜임새 있는 구성, 알뜰살뜰한 복선 사용, 생동감 넘치는 주연과 조연, 해박한 정치적 식견, 올바른 젠더 감수성 등 모든 면에서 수작이다.


다음 권인 '겨울 축제의 선물(Winterfair Gifts)'은 분량이 시빌 캠페인의 1/8 정도인 중편이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외교 면책 특권(Diplomatic Immunity)'보다 이후에 출판되었지만 연대기 상으로는 '외교 면책 특권'보다 앞선다.


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