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Romance2017. 3. 21. 07:56

그래도 디앤씨미디어의 블랙라벨클럽은 어느 정도 수준이 보장된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다. 5권까지 나올 필요도 없이 2~3권 정도에서 마무리했으면 나았을 것을 분량만 길게 늘려 전반적으로 균형이 무너졌는데, 특히 남자 주인공은 캐릭터 붕괴의 수준이다. 또한 15금임에도 불구하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성행위 장면의 묘사가 수위를 넘어 카카오페이지에서 제대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환생 테마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굳이 환생 테마를 차용할 필요가 없는 전개인데 막판의 노예 해방 소재는 억지스럽다. 아버님, 며늘아기, 아가 등의 한국적인 호칭도 닭살 돋는 요소. 서로 엉뚱한 오해를 하는 상황도 한두 번이지 너무 잦다 싶을 정도로 반복되어 지겹다. 창녀와의 동침 및 임신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작가가 대체 몇 살인가 싶을 정도로 고루하기 그지 없어 중간에 몇 번 접을 뻔했다.


오기로 완독하긴 했는데 이 작가의 책은 이제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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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
Reading Log/etc.2017. 3. 21. 07:17

한국을 떠나 살다 보니 한국 트렌드에 뒤쳐지는 것 같아 올 2월 초에 리디북스에서 1년 대여로 구매했는데 잘 읽히지 않아 않아 근 한 달 반 만에 겨우 완독했다.


데이터는 객관적이지만 그 해석에는 주관이 개입된다. 김영란법의 부작용으로 정부와 민간과의 접촉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헛소리와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마무리 등, 이 책의 주관은 썩 맘에 들지 않는다. 또한 용어 선점 효과를 노린 것인지 새로운 용어를 지정하고자 지나치게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직업병 탓에 과도한 외래어 사용도 눈에 걸린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장.


"기술의 빠른 발전은 소비자의 니즈를 더 잘 해결해 줄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오히려 기술 중심의 솔루션은 이와 반대로 흘러가기 쉽다. (중략) 이 때문에 캄테크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과 사람 사이의 인터랙션이 되어야 한다."


본문에 거론된 여러 서비스 중 치과의사의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슬린(Porcelane)이라는 스타트업에서 '곧 망할 서비스'의 기운이 물씬 풍겨 잠시 조사를 해 봤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만 서비스하는 이 스타트업의 공식 사이트는 아직 운영 중이지만 작년 10월 이후 SNS 업데이트가 모두 중단된 상태이며, Yelp의 리뷰를 보면 서비스 출시 직후 별점 5개의 리뷰가 연달아 올라오다가 몇 달 동안 리뷰 게시가 중단되는 식으로 수상한 패턴의 리뷰 몇 개만 보일 뿐 거의 무반응이라 소비자 반응도 싸늘한 편이다. 이런 서비스를 트렌드라고 소개한 것으로 보아 이런 식으로 확인 없이 소개된 서비스가 한두 개가 아닐 것 같다.


내년에도 트렌드 코리아 2018을 구매할 것 같긴 하지만 큰 기대는 되지 않는다.


트렌드 조사를 위해 모집한 이른바 '트렌드헌터 그룹'에게 이력서에 기재할 한 줄의 이력 외에 다른 보상이 주어졌는지 궁금하다.


Posted by Finrod
Reading Log/Comics2017. 3. 20. 14:51

6권 초반에 마티네즈가 고뇌하는 장면의 묘사가 마음에 든다. 결국 그는 다른 그룹에 속한 사람이니 마지막에 내린 결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는 한다. 미숀의 복수는 고문 장면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통쾌하다기보다는 참혹해 견디기 어려웠다. 미숀 자신도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한편 교도소에 남은 일행도 사정이 좋지 않은데, 상황을 정리한 후 칼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한편 릭은 냉혹하게 변한 스스로를 깨닫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난 깨달았어. 내가 얼마나 냉혈한인지를. 당신을 지킬 수만 있다면, 난 여기 있는 사람들을 죄다 죽여버릴 수도 있어. 그래, 모두 아는 사람들이지... 아끼는 사람들이고. 하지만 그 정도 희생쯤은 얼마든지 치를 수 있어. 이따금씩, 정신을 차려보면... 난 사람들의 순위를 매기고 있어. 가장 좋아하는 사람... 가장 필요한 사람... 일이 터졌을 때 선택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야. 사람 죽는 꼴은 이제껏 수도 없이 봤어. 이 사람들한테 애착 따위, 하나도 안 남았어. 그러니까... 이유만 있으면 누구든, 언제든 죽일 수 있어. 어때, 이러면 악한 인간인가? 그래?"


익숙하던 모든 것이 사라진 미친 세상에서 곧은 마음을 지키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