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Romance2017. 4. 8. 14:58

전반적으로 내 취향의 전개가 아니고 눈에 걸리는 설정(예: 실뜨기/종이접기 테마, 밤시중 궁녀 설정, 그놈의 축제 소재 등)이 많지만 파스스 흩어지는 느낌의 건조한 문장이 마음에 들어 계속 읽게 된다.


2권에서 점차 누가 주연이고 조연인지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복수의 도구일 뿐 주인공인 유리의 마음과는 아무 관련도 없다. 로맨스가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아래 장면은 아주 조금 설레게 했다.


"막 회랑을 지나는 참인데 저편에서 인영 하나가 보였다. 이런, 좀 더 일찍 나오는 건데. 조금만 더 있다 가라는 왕녀를 야멸차게 뿌리칠 수 없어 머뭇댔던 것이 그만. 저쪽에서 알아채기 전에 유리는 얼른 귀퉁이를 돌았다. 벽에 기대어 조금 시간을 축내었다. 하늘이 붉어졌다. 꼭 세상에 빨간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해 잠시 넋이 빠졌다.


이제 돌아가야지. 습관처럼 매무새를 다듬고 다시 귀퉁이를 도는데, 누군가 앞을 막아선다.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는데, 덕분에 유리는 당황하고 말았다. 시선을 드니 보랏빛 눈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본능적으로 주춤 뒤로 물러서니, 그만큼 그가 따라붙어 섰다. 아니, 조금 더 가까이. 서로의 숨결을 나눌 만치 지척에서, 카제인이 입술을 달싹였다."


'사사라'라는 다른 국가 이야기가 자주 거론되는데 어떤 복선인지 궁금하다. 설마 유리가 차원 이동을 한 이유가 저 국가와 관련이 있고 사사라인들이 찾아 헤맨다는 무언가가 유리인 건 아니겠지... 그건 너무 뻔한 설정인 듯.


Posted by Finrod
Reading Log/Romance2017. 4. 4. 07:07

차원이동물인 줄로만 알았는데 강간과 윤간 소재가 등장하는 작품인 줄 알았다면 아마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소재를 사용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전개상 필수 불가결한 내용인지, 단순히 흥미나 선정성을 노린 자극적인 소재인지 한참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다행히 전자에 더 가까운 것 같다.


가볍게 시작되는 도입부가 지나면 주인공의 끝없는 고난이 이어진다. 이래서야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몇 가지 이해 안 되는 설정이 있는데, 가장 이해 안 되는 것은 모친의 안정을 위해 가짜 딸을 내세운 건데 사교모임 한 번 참석했다고 들통나면 멸문지화라며 주인공이 가문의 운명을 틀어쥐었다고 하는 부분이다. 해결방법이 없다는 식으로 딱 자르는 게 좀 극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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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
Reading Log/Romance2017. 4. 1. 08:51

예스24 이북 카테고리를 돌아다니다가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올라있길래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몇 가지 극단적인 설정이 거슬리지만 그 외에는 무난한 설정과 로맨스 소설의 공식에 잘 맞춘 영리하고 모나지 않은 전개 등 스테디셀러인 이유를 알 것 같다. 외전 분량도 과다하지 않고 딱 적당하다. 다만 19금 장면이 너무 자주 나와 지겨워서 그 부분은 거의 건너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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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inr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