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계승자 2권은 1권이 출간된 이듬해인 1978년에 나왔다. 별의 계승자는 1권만 읽어도 문제없지만 2권을 읽었다면 반드시 3권도 읽어야 한다. 2권에서는 1권에서 회수되지 않은 떡밥(인류의 기원인 월인의 진짜 정체)이 밝혀지고, 3권에서는 가니메데인들의 행성으로 향한다. 1권과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의 추리를 통해 진행되는데, 이런 방식 때문에 주인공의 캐릭터성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소설이다. 즉, 캐릭터에 대한 공감을 키울 여지가 많지 않다.
작가의 인류관이 매우 긍정적이다. 하나로 통합되어 전쟁 없이 오로지 인류의 발전만을 추구하는 인간들이라니, 생소하기 이를 데 없다. 가니메데인과 비교하며 폭력적이고 비논리적이며 불안정하다고 비판하는가 싶다가도 결국엔 인류가 가진 잠재력과 불굴의 의지를 찬양하는 자화자찬으로 끝난다.
프롤로그의 구성이 흥미로운데 1권의 프롤로그와 유사한 방식이라 이들의 정체를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에필로그는 달콤쌉쌀하다. '친절한 거인들'이 떠나는 장면은 어쩐지 찰스 셰필드(Charles Sheffield)의 '우리도 그들처럼(That Strain Again)'을 연상시킨다.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조락과 고도로 발달한 유전공학도 흥미로운 소재.
1권과 마찬가지로 여성 캐릭터는 공기 분량에 가깝다. 쉴로힌이라는 여성 과학자가 비중있게 나오지만 가니메데인이고, 지구인 여성 2명은 주인공의 남성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역할만을 한다. 의사인 셜리는 주인공의 하룻밤 상대로 한 문단만 언급되고, 협력국 직원인 이본은 주인공의 픽업아티스트스러운 농담에 넘어가 짧은 기간 관계를 가진 후 바로 퇴장한다. 담배에 대한 이야기도 TPO를 가리지 않고 여전히 많이 언급되어 궁금해서 세어 보니 총 29회다. 작가가 애연가였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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