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Log/SF & Fantasy2017. 3. 18. 06:25

지금까지 조아라에서 읽어 본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모 커뮤니티에서 추천글을 여러 번 봤는데 며칠 후 출간 삭제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읽기 시작했다. 설정과 전개 모두 나무랄 데 없는 수작이었다. 로맨스라기보다는 가족의 의미를 고찰하게 하는 판타지에 가까운 소설이라 판타지를 선호하고 로맨스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내 취향에도 딱 들어맞았다. 연재 소설이지만 질질 끌지 않고 적절한 분량을 유지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전자책이 나오면 바로 구매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오타가 여러 개 있는데 출간판에서는 교정되기를 바란다.




* 덧: 이번에는 웹뷰어 대신 크레마카르타에 조아라 구버전 앱을 설치해서 읽었다. 배터리가 생각보다 빨리 닳지만 눈이 편해서 순식간에 완독할 수 있었다.


Posted by Finrod
Reading Log/Comics2017. 3. 14. 04:53

첫 장면에서 강렬하게 등장한 미숀은 일행에게 분란의 씨앗을 심는다. 그나저나 프랑스계 이름인 듯한 데 루이지애나 출신인가? 아래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미숀: 입덧 때문에 많이 힘들지 않아요? 아침을 이렇게 일찍 먹으면요.

로리: 잠잠하기만 바랄 뿐이에요. 잠을 못 자서 점점 일찍 일어나거든요. 보통은 한참 전에 일어나 입을 헹구고 아침 먹을 채비를 해요.

미숀: 다행이네요.

로리: 애가 있나봐요? 그러니까, 있었어요? 아... 미안해요.

미숀: 괜찮아요. 정말로. 애가 둘 있었어요. 딸 둘. 애인도 있었고. 아버지, 어머니, 형제 한 명, 자매 둘, 전남편, 직업, 집, 대출금...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었죠. 지금은 남은 게 별로 없지만요. 세상이 바뀌었으니까, 그 부분은... 따로 얘기 안 해도 되죠?

로리: 그럼요, 난... 그냥, 수다 떨 때 하는 질문들 있잖아요, 지금은 소용없는 질문들. 아이가 있나요? 부모님 댁은 어디예요? 남편 직업은요? 형제자매 수는? 운동, 날씨, 일... 이런저런 것들. 이젠 소용없는 것들이죠. 하지만 습관이란 건 무섭잖아요, 안 그래요?


긴 갈등 끝에 리더십 문제가 일단락되고 릭은 자신들이야말로 산 송장이라며 조소한다. 4권은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가장 절망적이고 암울한 내용이지만 앞날도 그리 밝지 않다.


Posted by Finrod
Reading Log/Comics2017. 3. 13. 14:24

워킹데드를 읽다 보면 아무래도 TV판 드라마와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 TV판은 충격적인 1시즌 1화 이후로는 각본이 쭉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특히 최근 전개는 소식만 들어도 볼 엄두가 안 날 정도. 3권을 읽으면서 TV판의 각본이 얼마나 엉망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전혀 공감되지 않던 리더십과 관련된 갈등이 책에서는 나름 타당하게 묘사되어 있다.


일시적으로 안전한 장소를 찾았지만 일행의 암울함은 깊이를 더해가고 그야말로 꿈도 희망도 없음을 보여 준다. 지금까지의 전개로 보아 아무래도 CDC 에피소드는 전혀 나올 것 같지 않다.


참고로 2권에서 의아함을 느끼게 했던 로리의 임신 2주차 이야기는 작은 복선이었다.


Posted by Finrod